강남고속터미널 꽃 도매시장 후기

오늘은 고속터미널 꽃 도매시장 후기를 올려보려고 한다.
 
3년 전 겨울, 여자친구에게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꽃을 사러 꽃집에 간 적이 있었다.

 

 

밖은 엄청 추웠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니 따뜻하고, 적당히 습기도 있고, 클래식 음악도 나오고, 향긋한 꽃 향기가 온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춥고 바람 부는 바깥과는 완전 다른 세상이었다.
 
그때부터 나도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은퇴하고 꽃집이나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ㅎㅎ
 
아무튼, 이번에는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꽃, 그 중에서도 장미를 사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종류도 엄청 많고 값도 저렴하다는 도매시장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남대문에도 있지만 다음 행선지가 강남쪽이었기 때문에 가까운 강남 고속터미널 꽃 도매상가를 가기로 정하고 갔다.
 
내가 간 시각은 토요일 오전 10시쯤? 가실 분들을 위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전 일찍 가는 게 낫다! 그것도 토요일 오전에 갈 거라면 더더욱!
 
꽃 도매상가가 새벽에 개장해서 낮 12시에 폐장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폐장 전에 가면 세일을 하는 꽃을 살 순 있지만 예쁜 꽃들은 다 나가고 없기 때문이다ㅜㅜ 더욱이 일요일은 휴무이기 때문에 토요일 오전 늦게 가면 꽃은 거의 없을 듯하다.
 
내가 갔을 때도 한창 떨이로 판매하려는 상인 분들의 모습에 시장이 매우 분주했다.
 

 
가는 방법은 '강남고속터미널꽃상가'를 찍고 가면 되고 맨 위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게 편하다.
 
주차장 가는 사진을 못 찍었... 하지만 어쨌든 계속 올라가고 올라가서 차를 대면 된다.
 
꽃이 생각보다 부피도 크고 무겁기 때문에 최대한 상가와 가까운데 차를 대놓는 것이 편하다.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입구 쪽으로 걸어가면 이런 풍경이 나온다 여기서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문으로 들어가면 조화가 있는 골목이 나오고,
 
여기서 직진해서(불조심 간판 쪽) 좀 더 들어간 다음에 오른쪽에 난 문으로 들어가면 생화골목이 나온다.
 
나는 보이는 입구(조화골목)로 바로 갔다가 빙빙 돌다가 나중에 생화 코너를 찾음 ㅜㅜ
 

들어가자마자 아까 얘기한 것처럼 여기도 완전 다른 공간이었다.

바깥은 덥고 매연만 떠다니는 공간 같았는데 안으로 들어오니 아침부터 사람들이 다 꽃을 한아름 들고 다니고 있고, 시끌벅적하고 뭔가 생동감이 넘치는 모습들이 그 자체로 정말 아름다워보였다.
 

꽃들이 정말 많았다. 내가 갔을 때가 6월이라 그런지 장미가 엄청엄청 많았다. 나중에 알아봤더니 장미 종만 몇백개란다.

이렇게 색깔이 진짜 다 이쁠 줄이야.. 꽃은 잘 알든 모르즘 그냥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펼쳐지는 느낌이랄까? 아름다운 생각만 하게 되었다. ㅋㅋ

아까도 얘기했지만 토요일 아침에 갔는데 일요일이 휴무이기 때문에 세일을 많이 했다.
 
인터넷에 찾아봤을 때는 '자나'라는 장미가 제일 색이 아름다워 보였지만 실제 가서 보니 색이 아름다운 꽃들은 정말 많았다.

피치팡팡.... 진짜 피치가 팡팡하고 있는 모습이다..
참고로 나는 위에 있는 ‘햇살’이라는 장미를 골랐다 ㅎㅎ 제일 맘에 드는 핑크핑크 색상이어서
 

부부젤라라는 이름도 있고
 

꽃을 사서 꽃다발 포장하는 곳을 찾다가 마주친 골목이었다. 쥬리원예라는 곳 앞에 사람이 많아서 보물섬이라는 곳에서 하려고 했는데 쥬리원예 사장님과 눈이 마주쳤다. 마주치자마자 이쪽으로 오세요~ 하셨는데
 

 

내공이 어마어마하신 것 같은 느낌에 나도 모르게 발길이 갔다.

꽃다발 만들어 주고 계신 사장님^^

엄청 큰 꽃다발이라 그런지 10분 정도는 걸렸다.
프로포즈용이라고 했더니 옆에서 기다리시는 여성 분들이 감탄을 연발하셨다 ㅋㅋ 쑥스럽기도 하고 얼른 가서 자랑해야지 하는 생각도 들고 ㅎㅎ 기분이 매우 좋았다. 
 

쨘!

일반 꽃가게에서 샀으면 얼마가 나왔을지... 저렇게 한아름 샀는데도 5만원 밖에 하지 않았다. 꽃다발 포장비는 2만원 정도?? 보통 큰 꽃다발은 페트병 반 자른 걸 밑에다 대는데 저 꽃다발은 너무 커서 페트병도 잘 들어가지 않았다.
 
도매시장이라 그런지 가격은 정말 저렴했다..(꽃을 많이 사야 된다면 멀더라도 꼭 여기로 오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아 그리고 나올 때 꼭 주차권을 받아야 된다. 물론 주차권을 받더라도 2,000원은 무조건 내야 됨 ㅜㅜ
 
후기를 적으면서 든 생각이지만 꽃 도매시장은 살면서 한번은 꼭 오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한 생각이 들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아침 일찍 꽃 도매시장을 간다면 우울증 치료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로포즈용 꽃을 준비하실 분들도 여기서 겟하시면 됩니다~~
 
꽃 도매시장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