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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 한남(박준승 쉐프) 내돈내산 후기식당 후기 2024. 10. 8. 23:50
오늘은 로기 한남이라는 식당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자친구와 3주년을 기념하여 근사한 레스토랑을 찾던 중에 마침 엄청 핫하다는 식당을 알게 되었다.
캐치테이블 들어가면 아예 흑백요리사 섹션이 따로 만들어져있을 정도... ㅋㅋㅋㅋㅋ 엄청 유행인가보다.
여자친구가 마음에 든다고 하여 바로 예약!
주차는 한강진 공영주차장이 제일 가깝다. 도보로 5분도 채 안 걸릴 듯? 한남동 공영주차장도 나쁘진 않음, 도보로 10분 정도 걸리긴 하는데 구경하면서 걷다 보면 그리 지루하진 않더라 ㅎㅎ
내리막길로 가다가 마주친 로기!
그냥 형이상학적인 패턴인가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식당에 들어가서 앉았더니 직원 분께서 '로기'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로기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불의 신'을 뜻하는 단어로 이 식당의 모든 요리는 전부 불로 굽거나 훈연한 컨셉이라고 설명해주셨다.... 그러고 보니 식당 내부의 인테리어나 맨 앞에 있던 간판들이 전부 불...을 상징하는 거였구나..
반지의 제왕에서 마지막에 간달프 발목을 잡는 발록의 채찍...이 생각났다..(뻘소리 죄송)
참 인상적이었다. 사실 모든 요리는 다 불로 익히는 것이긴 하지만 훈연의 컨셉을 추가하고 거기다 가게 내부 인테리어까지 불과 연결지어 꾸미다니.. 레스토랑에 이런 스토리를 입힐 생각을 한 것이 참 흥미로웠다. 이런 레스토랑은 왜 컨셉이 생명인지도 알게 되었다. 이제 죽을 때까지 이 식당이 불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안 잊혀지지 않을까... 정말 디테일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1라운드에서 떨어지셨다고ㅜ
고민고민하다 Amberjack, Beef rib, Prawn pasta 세가지를 주문했다.
앰버잭은 애피타이저, 새우파스타는 본요리, 비프립은 3주년이니 만큼 한번 썰어보자.. 해서 주문함ㅎㅎ
앰버잭이라는 이름은 처음 들었고 다만 메뉴 설명에 잿방어세비체, 궁체, 제철과일이라고 돼 있었다.
세비체는 들어봤지.. 어느 식당에서 먹어도 참 맛있는 메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맛있겠지.. 하고 시켰다.
(제철과일은 참외였다.)
육회와 유사한 식감이었으나 좀 더 부드러웠다. 육회는 씹다 보면 힘줄같은 게 남아있지만 얘는 그런게 없음, 입에서 돌아다닐 정도로 부드러웠고 참외 향도 향긋했다. 당연한 소리지만 비린내는 전혀 안 났고 ㅎㅎ 입맛을 돋우는데 참 좋은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이 적긴 하지만 정말 맛있는 메인 요리다. 새우 살이 통통한 건 말할 것도 없고 면도 알덴테로 알맞게 익혀져 있고, 특유의 그 약간 발효된 향이랄까? 소스가 너무 매력적인데 알고 보니 발효한 고추와 마늘로 만든 소스라더라..
성게 파스타도 유명하던데.. 다음에 와서는 성게 파스타를 꼭 먹어보자고 했다..ㅜㅜ
흔히 고깃집에서 볼 수 있는 김치, 명이나물은 당연히 있고(김치도 훈연해주신 거 ㅋㅋ), 명이나물 옆에 있는 저 소스같은 건 감자무스인데, 감자 저건 어떻게 훈연을 하신 건지, 저기서도 훈연 향이 났다..
고기.. 맛있다. 여기도 파스타에서 먹었던 발효고추마늘 소스가 들어간 것 같았음 ㅋㅋ
그리고 이건 따로 접시에 담아주시는 늑간살. 조금 질긴 부분도 있었지만 맛있다.
후식으로는 아이스크림!
얘도 이름이 Smoked icecream이다 ㅋㅋㅋ 아이스크림을 어떻게 훈연했다는 거지..? 궁금하기도 하고 달달한 게 땡기기도 하고 해서 주문해봤다.
아이스크림인데 어떻게 굽지... 했는데 얘는 마시멜로를 구운 다음에 어떻게 만드셨다는데 정확힌 못 들었다ㅜ 저 아이스크림 안에는 소금이 있는데 그 소금마저 구우셨고,,, 그리고 겉에 뿌려진 것도 오일인데 그것도 훈연한 오일이라더라... 훈연한 향이 다 느껴져서 너무 신기하고 아이스크림과 잘 어울려서 놀랐다 ㅋㅋㅋ 정말 모든 걸 다 훈연하시는구나...
캐치테이블에서 예약할 때 기념일이라고 하면 케이크를 서비스로 주신다. 얘 안에는 그 참외랑 머 있었는데ㅜㅜ 암튼 맛있었다ㅜ 기념일 있으신 분들은 미리 얘기하셔서 후식 챙겨드시길..
다 먹고 티슈를 봤는데 티슈에도 이렇게 통나무가 그려져 있었다. 정말 불에 진심이시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이 정도로 어떤 확실한 컨셉이 있어야 사람들에게 각인되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디테일이 정말 대단하신 듯.
오랜만에 정말 고급스럽고 만족스러운 식당에서 한끼를 먹는 것 같아 참 행복하고 뿌듯했다.
음식이라는 건 어떤 식재료를 얼마 만큼의 양과 얼마만큼의 발효 정도 또 다른 조미료와의 얼마의 조합, 끓이는 시간, 굽는 시간 등등 정말 무수한 요소들이 결합이 되어야 특정한 맛을 내는데,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맛을 찾는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구나... 그리고 그걸 한번 찾으면 맛집이 되는구나... 정말 많은 맛의 경우의 수 중에 사람들의 입맛을 정확하게 캐치한 맛을 구현했다는 게 참 대단해 보였다...
아 그리고 먹을 때는 양이 너무 적어 보였는데 천천히 먹어서 그런지 양도 둘이 먹기 충분했음ㅋㅋ
다른 분들도 더 붐벼지기 전에 꼭 오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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